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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생각, 일상의 기록

겟세마네 기도 탐구

by 올미랭 2019. 3. 19.



겟세마네 기도 탐구

1. 우리는 예수님의 기도만 기억합니다. 겟세마네를 기억하고 기록하는 복음서들 사이 사이에 손가락 네 개를 집어 넣고 이리저리 넘겨보면, 기도에 대해 여러 측면을 생각해 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2. 우리가 기도를 멈추면, 사탄의 일이 시작됩니다. 모두 잠들었을때, 가룟유다는 예수님과 정반대의 방향으로 걸어갔죠. 한 사람이라도 깨어있었더라면, 어쩌면 가룟유다는 쉽게 그 걸음을 가지 못했을 거에요. 제자들은 실패한 기도에 대한 자책이 있었을거라는 것을 가정하고, 다음과 같이 써봅니다.

3. (소지, 마태) 꼼꼼한 세리답게 마태 특유의 뉘앙스가 있습니다. 첫번째, 두번째, 세번째... 겟세마네는 특히나 마태에게 실패의 쓴 기억이었을거에요. 성령세례 받은 후, 산상수훈의 가르침을 누구보다 성실하게 실행했을 것 같아요. 모든 유태인들을 압도할만한 규모감 있는 기도생활, 영성 습관 Spiritual Formation이 형성되어 있었을 것 같아요. 
한 때, 동종업계에 종사했던 가룟유다의 배신에 누구보다 충격을 더받고, 더 많은 이들을 구원해 내야겠다는 동기에 따라 마태복음이라는 치밀한 저작을 써내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4. (약지, 마가) 마가는 베드로의 기록이라고도 하죠. 베드로가 겟세마네를 기억하며 마가에게 구술했을 때, 이 부분에서 한참 또 울었을 것 같아요. 
"시몬아 자느냐?" 
예수님의 질책이 평생 그를 기도의 사람으로 살아가게 했었을까요? 그의 기록에 유난히 깨어있으라는 표현이 많아요.
"그러므로 너희는 정신을 차리고 근신하여 기도하라(벧전 4:7)"
"근신하라 깨어라 (벧전 5:7)"
기도하지 않고 자게 되면, 예수님을 세 번 부인하는 삶으로 떨어진다는 실패 경험에 따른 간절한 권유였을 수 있겠다 생각합니다.

5. (중지, 누가) 기도 많이 하시는 분들이 대개 교만합니다. '기도한다'는 표현을 자주 쓰시는 분들 한 번 관찰해보세요. 자기 자랑이 심합니다. 대화중간중간 자기 의를 드러냅니다. 사람들 비판을 자주 합니다. 온갖 세상 이치를 다 깨달으신 것 같습니다. 
의사 누가의 표현에는 공감과 위로가 있습니다. 
"그럴 수 있어요. 그거 슬픔에서 오는 급격한 피로감(눅 22:45)때문이에요. 사랑하는 예수님이 곧 떠나신다는 말씀에 얼마나들 슬프셨어요? 그 날 얼마나 피곤했겠어요? 괜찮아요. 너무 자책하지 말아요."
어쩌면 바울이 바울된 것은 누가가 옆에서 묵묵히 동행하며, 치료해주는 것뿐 아니라, 늘 긍정해주고, 격려해주는 따뜻한 언어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으리라 생각해요.

6. (검지, 요한) 어렸을 적부터 요한복음 17장에 나온 엄청나게 긴 예수님의 기도문을 보며, 어떻게 요한은 저걸 다 기억해서 모조리 받아 적을 수 있을까? 궁금해 했더랬습니다. 
겟세마네에서 그 실마리를 찾습니다. 겟세마네를 영적으로 해석해서인지, 디테일한 기록이 없습니다. 
'우리가 그 때 기도하지 못하고 잠들어 가룟유다가 예수님 팔았다.'며 다른 제자들은 실패의 쓴 기억을 할 때, 제자 요한은 '역사를 뒤바꾼 예수님의 그 기도'에 주목합니다. 
예수님이 부활하시고 수십일을 이 땅에 거하실 때, 요한과 예수님이 나눈 대화를 상상해봅니다. 
"예수님, 겟세마네에서 무슨 기도하셨어요? 
제가 조느라고...ㅠㅠ"
"자 받아 적어라..." 
(그래서 요한복음 17장이 써짐 ㅎㅎ )
"왜 십자가에서 그 때, 마리아를 어머니로 모시라고 하셨나요?"
"가서 모든 족속으로 제자 삼아야 하는데,
내가 분부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해야 하는데,
땅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어야 하는데, 
모두 사역만 하면 어떻게 되겠니?
누군가는 기도해야 하지 않겠니?
기도없이 사역하면 큰일 난다.
너는 남아서 중보기도해라."

한때 높아지려는 야망이 무척 컸었던 요한이 평생 마리아 봉양을 하면서, 요한은 철저한 중보기도자로 살지 않았나 추정해 봅니다. 
요한의 다른 기록들은 깊고 오랜 기도없이는 도저히 써낼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7. (엄지, 성경끝) 사실 짧지 않은 시간, 탈진으로 힘들어 했더랬어요. 탈진의 특징은 말씀이 잘 안 읽혀집니다. 기도가 깊게 되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귀찮아집니다. 계속 누워만 있고 싶습니다. 
오늘 새벽, 겟세마네를 묵상하며 조금 더, 여기까지가 최선이야라고 생각했을 때, 그보다 조금 더 기도하는 삶을 살아야겠다 결정해 봅니다. 
예수님 다시 오실 때까지...

8. (추신) 기도를 쉬는게 죄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삼상 12장)
사무엘선지자의 높디 높은 기준을 모든 성도들에게 적용하는 것은 무리겠죠.
다만, 기도를 쉬면 죄가 움직이기 시작한다는 것,
기도를 쉬면 하나님 나라 확장속도가 더뎌진다는 것은 분명한 것 같아요.


_20190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