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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생각, 일상의 기록

할머니와 우산

by 올미랭 2019. 11. 24.
어느 할머니가 비를 맞고 걸어 가신다. 조그마한 체구에, 몸 절반쯤은 족히 되는 백팩을 지고 가시는게 누군가를 찾아가시다가 한참 길을 헤매신 듯 했다. 


"어머니, 이 우산 쓰고 가세요."

"아이고, 이걸 어쩌나... 받아도 되나..." 역시 비에 흠뻑 젖은 돋보기 안경 너머로 미안해 하시는 눈빛으로 바라보신다.

"안 비싼거에요. 그냥 쓰고 가세요."

주는 삶이 받는 삶보다 더 행복하다.
어렸을 때는 어떤 보상심리를 가지고 줬지만, 지금은 그저 주는게 기쁘다.

새 우산이 생기지 않아도 좋다.
요 며칠 계속되는 두통이 사라지지 않아도 좋다.
흠뻑 젖은 옷 세탁비 안 생겨도 좋다.

더 많이 더 오래  베푸는 삶 살게 해달라는 소망을 품는다.
그래도 나누는 중에 예수님을 만나지 않을까 살짝 기대는 해본다.

세상과 나는 간 데 없어지고, 구속한 주만 보여진다.

오른손이 한 일은 왼 손이 모르게 해야할 것 같아, 왼 손을 주머니에 넣고, 오른손으로만  스마트폰에 입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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