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선교

한 사람

by 올미랭 2021. 2. 20.

한 사람

1. 한 사람이 한 세상보다 귀하다고 합니다.

짧지 않은 시간, 적지 않은 지역들을 돌아다니며,

주님으로부터 비상하게 쓰임받으시는 분들을 뵈며 배운게 있습니다.

지금 내 눈 앞에 있는 작은 한 사람을 소중하게 여기는 태도였습니다.

반면에 비전이 지나치게 크신 분들이 있습니다.

비교를 자주 하고, 커다란 숫자, 측량키 어려운 단어들을 자주 말합니다.

지금 내 눈 앞에 있는 작은 한 사람은 그저 도구로 여기는 듯합니다.

2. 구정 연휴 3일간,

홀로 머무르고 계시는 시니어선교사님과 시간을 함께 했습니다.

예전보다 허약해 보이고, 두통이 끊이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제가 음식을 섬기기도 하고, 섬김받기도 하며,

잔잔히 시간을 보내며 길고 깊은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주로 제가 경청해드렸지요.

3. 보통 사람들은 상상하기 어려운 충격을 받으셨습니다.

선교 인생을 송두리째 부정당하실 뻔 했습니다.

너무나 아프고 고통스러운 이야기였습니다.

공감은 쉬운 단어가 아닌 것 같습니다.

아픔도 전이가 되나봅니다.

선교지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가장 끔찍한 일이기에,

전해듣기만한 저 자신도,

요 며칠 마음 고생도 하고,

두통도 계속 앓고 있습니다.

4. 주일 예배를 단 둘이서 드렸습니다.

제가 인도를 하고,

설교를 선교사님이 하시게 했습니다.

본문은 제가 정했습니다.

빌립보서 전체!

5. 같이 말씀을 읽으며,

그 말씀 안으로

우리 존재 전체를 던졌습니다.

아… 조금 살 것 같았습니다.

주님의 말씀은 언제나 기이합니다.

2천년전 감옥에 있던 사람의 글이,

지금 감옥같은 삶을 살고 있는 사람을 살려냅니다.

6. 인도에서 고립되어

혼자 공부하는 MK 여중생이

미술을 지도받고 싶어했습니다.

선생님은 많지만,

아무나 연결시켜 줄 수 없었습니다.

(‘중보자의 비애’라는게 있습니다.)

아무 것도 돕지 않으면,

그렇게 또 MK 아이의 재능 하나가 사라지게 됩니다.

7. 두어달 넘게 기도하는데,

계속 N선생님을 생각나게 하셨습니다.

그리 친밀하지도 않고,

4년 넘게 연락하지 못했던 분인지라,

확실한 주님의 뜻을 구했습니다.

2월 4일, 연락해도 좋다는 확신이 생겼습니다.

원격으로 미술 지도를 해주십사 정중히 부탁을 드렸더니,

흔쾌히 허락해주셨습니다.

“안그래도 오늘

국내 한국미술치료상담학회 전문가 자격취득과 이사 등록 되었는데,

더 섬기라는 하나님의 응답 같이 들려 참 묘하네요.”

8. MK 아이들의 꿈이 비슷합니다.

얼른 돈벌어서 부모님 선교비 대드리겠다는 꿈입니다.

근데, 직업 기회갖는게 여간 쉽지 않습니다.

없는 일자리 만들어보기도 하고,

알바자리 연결도 해주려고 부던히 애쓰고 있습니다.

대체적으로 일해본 경험이 부족하다보니,

돈 주는 분들 평가가 박합니다.

어제도 하나 짤렸네요.

저는 또 속으로 끙끙 앓습니다.

9. 매월 10만원씩,

저에게 선교헌금하는 12세 MK아이가 있습니다.

선교사 부모님을 가장 자랑스럽게 여기며,

어린 나이에 ‘순교자 헌신’을 한 아이입니다.

그 재정을,

그 시점에 가장 필요로 하는 곳에 100% 흘려 보냅니다.

이번에는 방글라데시 최빈곤 지역에서 성경 열심히 배우며 성장하고 있는,

2003년생 자매, 2005년생 형제에게 각각 3,500 따까 (Taka, 약 5만원)씩 장학금으로 보냈습니다.

그 나라 근로자 월급의 절반에 해당되니, 상당히 큰 금액입니다.

10. 선교 지향하는 A신학교 동문 선교사 네트워크가 있다고 합니다.

MK담당 선교사님과 연결이 되었습니다.

아이들 이야기를 길게 하게 될 것 같습니다.

또 수많은 아이들이 있겠지,

또 수많은 세상들을 보겠지,

또 수많은 아픔들을 마주하겠지 생각합니다.

그저 감내할만한 사랑주시라고, 믿음주시라고 기도합니다.

_20210217

 

'선교'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범위의 한계  (0) 2021.03.03
많은 물  (0) 2021.02.24
백만원  (0) 2021.02.11
다리  (0) 2021.01.28
성도가 서로 교통함  (0) 2021.0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