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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선교적 청년의 삶

공범

by 올미랭 2021. 3. 6.

공범

 

나도 범죄 조직의 일원이었다.

특별한 죄는 저지르지 않았다. 

옆에 죄를 짓는 일원의 모습을 지켜보고만 있었을 뿐이다. 

특히 우리 조직의 두목은 소름끼치게 무서웠다.

 

지나가는 평범한 사람이 우리 조직에 대해 뭐라고뭐라고 했다. 

그리 위협적이지 않았다. 

두목이 내게 큰 소리로 지시를 내렸다.

“야! 니가 그 사람을 죽이라!
니가 지금 제일 가까운 거리에 있다!”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참다 못한 두목이 잽싸게 다가오더니 그 사람을 죽이기 시작했다. 

사람 죽는 소리가 들렸다. 

살이 찢기는 소리, 뼈가 으스러지는 소리, 

생명이 사라져가는 소리, 

너무 끔찍했다.

 

피범벅이 된 두목이 

나를 보며 소리쳤다. 

“너도 똑같이 죽이겠다!”

 

어떻게라도 도망치고 싶었지만, 

죽음의 권세가 가까이 있으니 꼼짝을 할 수 없었다. 

 

갑자기 경찰이 들이닥쳤다. 

범죄 조직은 모두 체포되었다. 

모두 수갑을 차고 호송차로 이동되었다. 

나도 호송되었지만, 

살기 가득한 두목으로부터 당장죽지 않게되었다는 안도감이 앞섰다. 

 

 

3월 1일 아침, 

우리 민족에게 특별한 날 아침에 눈을 떠서,

이 꿈이 무슨 뜻인지 곰곰히 생각했다.  

 

1945년 해방 이후, 

좌우 갈등 속에서 

기독교는 왜 아무 능력이 없었을까 생각을 했다.

 

기독교인도 일제라는 거대한 범죄 조직의 일원이었다. 

특별한 죄를 짓지 않았다지만, 

범죄 조직 두목을 무서워해서 

백성들이 죽어갈 때 아무런 일도 하지 못했다. 

 

십자가 없는 기독교인의 말에는 아무런 능력이 없었다.

사람들은 세상과 타협한 기독교인의 말을 듣지 않았다. 

 

좌로든 우로든 한쪽으로 치우쳐, 

어떤 범죄에 대해 아무런 말을 하지 못하고 있다면, 

그 기독교는 가짜다. 

 

갈등, 분쟁이 있는 곳에

십자가를 그 사이에 끼워넣고, 

몸이 찢겨지고 못질을 당한다고 해도, 

평화를 선포해야 한다. 

기독교인은 그래야 한다.

 

우리는 모두 죽음에 대한 공포를 가지고 살아간다. 

생명이 내 것이라고 하는 착각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여전히 우리는 주님을 온전히 모시지 못하고 있다. 

 

2021년 3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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